<한국 카잔자키스 친구들>(회장 연지원)가 연례 행사로 벌이는 제13회 “카잔자키스 이야기 잔치”가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열렸다(2023. 12.23.). (사)한국그리스협회가 주관하고, 주한그리스대사관, 한국정교회, 한국외대 그리스학화가 후원했다. 1부에서는 소설가 유경숙의 사회로 3인의 발표가 있었고, 2부에서는 유재원(한국외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발료자가 등단하여 토론 및 청중과의 질의 응답을 이어갔다.
카잔자키스는 <그리스인 조르바>로 한국에 널리 알려졌다. 이 작품은 우리 나라에 약 20여조으이 번역본이 나와있을 정도로 널리 회자하고, 또 지난날 <25시>로 알려진 안소니 퀸이 주연한 영화로도 우리에게 알려져있다.
이번 이야기 잔치, 1부에서는 홍기돈(문학평론가, 카톨릭대 교수), “근대 초극 타진으로서의 공산주의 탐색 – 카잔자키스의 <신을 구하는 자>, <러시아 기행>, <토다 라바>에 대하여”, 심아진(소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바리시”, 로쟈 이현우(인문학자, 서평가), “그리스와 러시아 사이의 카잔자키스”로 이어졌다.
카잔자키스는 자유와 평등을 지향했고, 초기에는 20세기 전반 쏘련의 공산주의 혁명을 긍정적으로 희망을 걸었다. 그가 쏘련을 방문한 것은 레닌에서 스탈린의 독재로 정권이 넘어가던 1920년대였다. 그는 자신이 동경하는 자유를 현실의 쏘련에서 구할 수 없다는 사실, 미래로 지연되는 향유의 논리에서 공산주의도 자본주의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 인간의 물질욕, 권력을 둘러싼 대립, 멘셰비키와 볼셰비키 간 갈등 등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벌어지는 인간 사회의 질곡을 크게 벗어난 것이 이니었다.
카잔자키스의 작품은 자유를 향한 서사이고, 그의 무덤에 적힌 바,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라는 3개의 문장이 그것을 상징한다. 그는 현실 정치가라기보다 작가의 눈으로 인간의 자유를 직관했고, 인간의 자유를 물질에 대한 탐욕에서 해방됨으로써 구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본 것다. “이무것도 원하지 않는 자유”를 추구했기 때문이다.
카잔자키스는 자유뿐 아니라 평등의 사회를 원했다. 그가 초기 공산주의 혁명의 쏘련에 관심을 가졌던 것도 그런 뜻이었다. 그러나 평등은 예술적 직관이 아닌 정치의 영역으로 들어간다. 민주화를 향한 평등의 원리는 오히려 인간의 탐욕을 불가피한 요소로 인정하고, 각 개인 간 탐욕을 적정선에서 조정함으로써 현실화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 탐욕 자체는 원론적으로 제거할 수 없는 것이고 매도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다. 각자의 탐욕을 어떻게 적정선에서 조정하는가 하는 복잡한 문제가 남게 된다.
인간의 탐욕에 근거하여 사회제도를 재정립하고 민주적 평등의 원리를 구현할 필요가 있겠다. 카잔자키스가 유감없이 궁구한 자유의 깃발 아해, 그 자유를 구현할 수 있는 사회적 바탕으로서의 정치적 평등을 구현하는 것은 우리들이 풀어가야할 숙제로 남은 듯하다.
<한국 카잔자키스 친구들>은 <국제 카잔자키스 친구들>의 한국 지부이다. <국제 카잔자키스 친구들>은 약 35 전인 1988년 제네바에서 결성된 비영리단체로서, 현재 세계에 119개 지부, 5,000여명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저작권자 ⓒ 국민연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카잔자키스, 카잔차키스 관련기사목록
|